활동/프리뷰

소개글 : <맥베스 - King's Choice>

꽁글 2017. 11. 12. 16:11



지금 이 시대에, 고전문학 작품을 연극으로 접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예전 영국 작은 마을에서 쓰여진 작은 이야기 하나가, 전 세계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공연되고 다시 쓰여지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아왔다. 왠지 모르게 역사에 손 닿인 기분이다.

 

400년 전 처음 공연 된 명작이, 시간이 흘러 여러 연극을 거쳐 이제 앞에 와있다. 변화가 없었을 리 없는 일이다. ‘맥베스는 자기 나름대로 셰익스피어의 손을 떠나, 꾸물꾸물 변신을 거쳐 왔다.

 

맥베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테니, 먼저 대략의 이야기를 적는 것이 좋겠다. 고전이기도 하고, 왠지 할머니가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방식으로 쓰겠다.




 “ 장군 맥베스와 뱅코는 함께 길을 가다가 세 마녀를 만나게 되었어.

 그런데 이 마녀가 예언을 해주겠다는 거야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왕이 될 사람이라고 했어

뱅코는 무슨 예언을 들었게뱅코는 왕이 못되어도 뱅코의 자식은 왕이 될거라고 했어.

아무튼 맥베스와 그의 아내는 이 이야기를 듣고왕이 될 욕심에 사로잡혀 버려.

 여기서 부터가 문제였지.

 맥베스는 결국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자기를 파멸로 이끄는 길을 택한 거야. ”



선택이냐 운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운명인가 선택인가. <맥베스-King's choice>는 이 물음에서 시작된다. 그를 파멸로 이끈 것은, 마녀의 한마디 예언인가 맥베스의 선택인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에, 그는 왕을 죽이고 친구를 죽였다. 과연, 그의 살인또한 운명에 의한 것인가. 그는 운명에 의해 왕관을 쓰게 된 것인가.

<맥베스>엔 절대 악이 없다. 그렇기에 더 흥미롭다. 절대 악이 결여된 상태에서, 한 인물이 자신을 악으로 이끄는 것. 맥베스의 내면은 어땠을까. 이번 <맥베스>는 과감히 결말을 자르고, 그의 내면으로 들어간다. 그 끔찍한 일을 저지르며, 맥베스는 무슨 생각과 감정을 거쳤을까. 마녀에게 예언을 들은 순간부터 왕좌에 오르기 직전까지의, 맥베스의 심리적 변화를 들여다보았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D 사이의 C라고 했다. 출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창작극단 몬스터가 보여주는 <맥베스>에서, 그의 논리가 맞는지 틀린지를 따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맥베스, 그의 인생은 짜여진 것인가 개척된 것인가.

 

음악극

 

글로브 극장 시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관객은 발전했고, 기술은 더 발전했다. 이번 맥베스는 소리에 중점을 뒀다. 루프스테이션과 피치 시프트의 사용. 그들은 다양한 소리를 통해, 관객에게 맥베스의 심리를 보여주기로 했다.

누군가의 내면을, 외적 요소로서 접하고 느낄 수 있다는 것. 과연 연극에서만 허용되는 편리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주어졌다. 기분 좋은 변화다. 또한 모르긴 몰라도 2017, 사운드를 전문으로 하는 창작극단 몬스터의 그것이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시간을 거쳐, <맥베스><맥베스-King's choice>로 다시 우리 앞에 섰다.

얼마나 달라졌는지, 얼마나 발전했는지 심리소리에 중심을 두고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