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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추천

[리뷰] 구원은 필요 없어요 _ 연극 <비엔나 소시지 야채볶음> 쏘야 오래 전에 이 음식을 많이 먹었다. 한국에서 의무교육을 받았다면, 공동체에서 나누어주는 음식을 먹었다면, 혹은 흔한 호프집에서 술잔을 기울여봤다면, 이 ‘쏘야’로 요약되는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보편적이고 흔한 음식이 연극의 제목에 올라오면 새롭다. 그 곳에 있을 것 같지 않은 것이 그곳에 있을 땐 머리 한 켠이 화해진다. 연극은 시작이 분명치 않게 열린다. 관객이 자리를 잡고 들어가 앉아 의자를 채우는 순간에도 앞에서 배우들은 자기 자리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재영은 자기 자리인 시골의 식당을 지키고, 재희는 연락도 하지 않고, 서울에서 재영이 있는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방파제에 서있다. 관객들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극이자 누군가의 일상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 .. 더보기
[프리뷰] 굴레방 다리의 소극을 보러가기 전 유의할 것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연극, ‘굴레방 다리의 소극’의 대략적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서울 북아현동 (옛 지명으로는, 굴레방다리)의어느 허름한 서민아파트의 지하에선 매일 연극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연변에서 살던 아버지와 두 아들에 의해. 그들은 서울로 오기전 연변에서 있었던 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일들을 매일 연극으로 꾸민다. 집 밖으로 나갈 기회는 오직 마트에 가는 일 뿐인데... 줄거리만으로도 흥미로운 이 작품은 작가 엔다 월쉬의 를 지금의 한국의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2006년 초연 이후 ‘한 편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작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First Award’를 거머쥔 이 연극은,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움직임으로 한국 사회의 현대인의 모습을 반추하고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앞으로의.. 더보기
모두 혼마라비했음 좋겠습니다 _ 연극 <혼마라비해?> 누군가의 남동생은 암에 걸렸다. 그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평소 치던 장난을 조심하던 그의 형의 변화에 기분나빠했다. 길에 지나가는 사람이 불편해 보인다고 섣불리 도와주는 것으,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 뿐이다. 이 모든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내 눈으로 누군가의 불편함을 섣불리 판단하고 그에게 다가서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는 거다. 그래서 섣부른 동정은 嫌だ(야다)다. 연극을 보러가기 직전 문앞에서 표를 끊어주는 이가 있으니 바로 이 연극의 작가다. 그는 곧바로 무대 한가운데로 들어와 연극을 잘 보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조금 떨려보이고 설레보이며, 작가가 직접 출연하는 공연을 본적이 없는 자들에겐 낯설다. 초록 하트의 작가님 연극은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여 진행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처럼 관객은 주.. 더보기
자이니치, 그들의 정체성 고민에 대하여 _ 연극 <혼마라비해?> 댓글 0 국기에 대한 맹세를애가 나라 두 개에다. 난 누구편? - 스윙스 내인생의 첫 리뷰 중 - 스윙스의 노래 중엔 이런 가사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스윙스라는 사람에 빠져들어 노래를 처음부터 몰아 듣던 중, -왜 인지, 도중 그만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의 기억과 마음을 때리던 가사는 바로 이것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혼돈과 고민을 이토록 잘 담아냈을 가사가 있을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가사는 본인이 '국기에 대한 맹세’를 너무나도 쉽게 태극기를 향해오던 한국의 한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더 충격이었을지 모르겠다. 자신이 의심해본 적 없고 고민해 본 적 없는 데에 고민을 해본 사람을 만나면 멈칫하게 된다. 나를 되돌아보게 되고, 내가 누려오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연.. 더보기
[연극] 누가 죄인인가 _ 연극 '낯선 사람'을 보고 지금부터 필자가 하게 될 말이 너무 자극적일지도 틀리다고 지탄을 받을 만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슈가르 파라디의 말대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는 상영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하지 않나. 필자의 생각 또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비로소 시작된 여러갈래의 그것들 중 하나일 뿐이다. 독자들 또한 그렇게 여겨주셨으면 좋겠다. 모두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죄인인가’라는 노래가 있었다. 연극 이라는 작품의 안중근 역이 재판을 받으며 부르는 노래인데, 자신을 죄인이라 칭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죄인은 누구인가, 나인가 아니면 당신인가 하며 되묻는, 설의법의 노래인 것이다. 이라는 연극은, 비록 피해, 가해의 나라들은 다르지만 꽤 우리나라의 역사와 닮아있다. 이 그려내고 고증해낸, 그 .. 더보기
[리뷰] '고도를 기다리며', 한 관객의 태도의 변화 이 연극이 매력적인 것은, 답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정말로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 그것이 이 연극이 갖는 특징이자 매력이라는 것이다. 이 연극을 보러갈 사람들, 그리고 보러갔던 사람들은 모두 ‘고도’가 무엇일지 알아보려고 노력하고 생각하고 힘썼을 것 같다. 필자만 해도 그렇다. 대체 그 고도라는 것이 뭔지, 베케트도 모른다는 그 ‘고도’라는 사람과 의미를 알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귀 기울였다. 연극 내내 고고와 디디는 기다리기만 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기다림을 지켜보기만 한다. 많은 후기글들이 말하고 있듯이, 사건은 아무것도 없으며 지루하다면 지루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연극의, 차밍 포인트. 그런데도 이 연극이 필자에게 재미있고 매력 있었.. 더보기
[리뷰] 연극 <하이젠버그>,우리들의 일상에도 하이젠버그의 원칙을 바라며 연극과 무언가를 바라보다가도 종종 느끼는 것은, 우리는 우리의 경험과 생각들을 토대로 그것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마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극은 재미가 있고, 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번 연극도 다르지 않았다. 보았고, 또 필자가 겪어보지도 못한 일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괜스레 자신의 경험을 꺼내어보고, 부러워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랑’이라는 주제는, 참 공감하기가 쉬운 주제가 아니던가. 또 외로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예측불가능한 만남에 관한 이야기는 구미가 당기는 흥미로운 소재거리이다. 하이젠버그 이 연극을 두 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런 것이다. ‘예측불가능성’과, 그로 인해 만나게 된 ‘사랑’ 대단한 것은 아니다. 언제나 우리는, 사랑이나 인연을 ‘지갑을 줍다가 우연히.. 더보기
[프리뷰] 재미없는 일상 속의 당신에게 _ 연극 <하이젠버그> 일상, 알고보면 예측 불가능한연극 가 전하는 메세지 하이젠버그의 불확정성의 원리;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정확히 알 수 없음을 의미 인생은 알수가 없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오늘 좋아도 내일은 또 모르는게 우리네 인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사랑하는, 한 인디밴드의 노래가 있다. ‘인생은 알수가 없어’라는 좋아서 하는 밴드라는 밴드의 노래이다. 핫초코를 먹고 싶던 어느 날에, 카페에 들어가 순간의 결정으로 ‘카페라떼’를 시켰다가 후회하는 주인공은, 집에 핫초코를 사간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엄마가 자신을 위해 사오신 ‘핫초코’다. “카페라떼로 사올걸”이라며 탄식한다. 주방에 가서 전자렌지를 찾는다눈 앞에 들어온건 엄마가 사온듯한 핫초코 카페라떼로 사올걸왜 하필 오늘 우리 엄만.. 더보기